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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우주, 적외선

by 리얼리뷰-리리 2023. 5. 27.

빛의 성질은 초기의 물리학자들에게 오래된 수수께끼였지만, 그 누구도 빛이 가시광선 너머까지 뻗어 있는 전자기 스펙트럼의 일부분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오늘날, 이 고에너지와 저에너지 방사선은 우주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합니다.

 

빛의 본성

1670년 영국의 아이작 뉴턴은 빛의 본성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프리즘과 렌즈를 통해 빛을 분산시킴으로써, 색이 빛의 고유한 성질이며 백색광은 많은 색깔들이 혼합된 것이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이후 뉴턴은 거울 실험을 통해 빛이 '입자들'의 흐름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뉴턴은 1675년 자신의 이론을 출간했고, 1704년 그 이론을 확장했습니다.

 

그러나 반대 이론도 있었습니다. 뉴턴의 경쟁자였던 로버트 훅은 1665년 파동으로서의 빛 이론을 출간했고, 1670년대 후반 네덜란드의 천문학자 크리스티안 호이겐스는 빛의 회절이나 분산 같은 증거들 그리고 광선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서로를 통과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빛이 파동이라 확신했고, 이 빛은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에테르'를 통해서 전파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호이겐스는 1690년 자신의 이론을 출간했고, 그다음 한 세기 동안 많은 과학자들은 이 이론의 예측에 매료됐습니다. 그 결과 1800년대 초반, 영국의 과학자 토머스 영은 이중 슬릿 간섭 실험을 통해서 빛의 입자 이론이 틀렸음을 증명했습니다.

 

적외선의 발견

이 당시 과학자들은 가시 영역 너머에 존재하는 '빛'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최초의 성과를 거둔 사람은 천왕성의 발견자인 독일 태생의 천문학자 윌리엄 허셜이었습니다. 그는 프리즘을 사용해 태양빛의 색깔에 따른 온도를 측정하던 중, 보라색광에서 적색광으로  이동함에 따라 온도가 눈에 띄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허셜은 스펙트럼의 적색 끝부분 너머의 비가시광선 영역을 테스트하게 됐고, 이 영역이 다른 어떤 영역보다 온도가 높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허셜은 이 새로운 형태의 방사선을 '방열선'이라고 이름 붙였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적외선입니다.

 

1년 뒤, 허셜의 발견으로부터 영감을 얻은 독일의 화학자 요한 빌헬름 리터는 스펙트럼의 다른 쪽 끝부분에서 비가시광선들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서로 다른 색깔의 빛이 은색 소금을 검게 만드는 방식을 실험했는데, 이 실험을 통해서 보라색 빛이 붉은색 빛보다 은색 소금을 더 검게 만든다는 사실과 스펙트럼의 보라색 끝부분 너머에 있는 보이지 않는 '화학적 광선'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일게 됐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들 관측하기

지구의 대기는 우주에서 날아오는 대부분의 보이지 않는 복사에너지를 흡수하기 때문에 가시광선 그리고 근적외선과 전파를 포함한 다른 몇몇 에너지 영역의 광선들만이 지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1932년, 미국의 공학자 칼 잰스키는 전파 간섭의 일주기가 은하수의 위치와 관련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우주 시대가 개막되고 나서야 비로소 비가시 천문학이 제대로 꽃필 수 있게 됐습니다. 1940년대 후반 이후, 로켓에 탑재된 감지기들과 인공위성들은 우주가 X-선과 자외선으로 가득 차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 X-선과 자외선들은 태양보다 훨씬 더 뜨겁고 에너지가 강한 천체들로부터 오는 것입니다.

 

적외선은 연구하기 가장 힘든 영역이었는데, 이 적외선을 통해서 가시광선을 방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뜨겁지 않고 '따뜻한' 천체들(갈색왜성, 행성, 성간 먼지 등)을 밝혀낼 수 있지만, 망원경과 탐지기 자체가 가지는 열 때문에 정밀도가 떨어졌습니다. 결국 1983년이 돼서야 첫 번째 적외선 우주망원경이 발사됐습니다. 적외선 천문 위성은 액체 헬륨 냉각수가 소진돼 단 몇 달밖에 우주를 관측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형태의 천문학을 위한 길을 닦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